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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정말...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시험을 지난 토요일에 보고 왔다.

 

그래서 시험을 잘 봤냐고...? 아니다. 문제의 수준과 내 공부량을 순수하게 "비교"만 한다면 이 시험은 내가 100점 받아도  기뻐할 수 없을 만큼 쉽게 나온 시험이 맞다. 근데, 너무 많이... 너무 많이 넘어졌다.

 

문제 수준이 내가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한참 밑에 있어서, 오히려 어렵게 나올 걸 예상하고 마지막 3일을 어려운 내용(특히나 법률이나 공격/취약점 등을 정말 한 글자도 빠짐없이 다 외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.)만 집중해서 죽어라 판 나는... 진짜 뒤통수 한 대 맞고 겨우 정신 차려서 다 푼...

 

다 아는 내용인데도 어찌나 떨리던지, iptables 체인을 물어보는 문제에 정책 설명만 채워놔서 6점을 날려먹고.. WPA2도 WPI2라고 적어서 고대로 점수에 밥 말아먹었다.

 

아예 못 건든 문제와 부분 점수 이것저것 다 빼고 보수적으로 잡아도 합격을 할 거 같기는 한데.... 혹시 몰라서 기대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.


 

 이번에 불합격을 해도, 다음에 보면 다 맞출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.

 

누군가는 자격증을 따도 별로 알아주지도 않는 그냥 자기만족형 자격증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얻은 게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.

 

나는 내가 컴공 출신도 아니고, 그냥 앉아서 개발하는 게 그나마 흥미가 있어서 IT 쪽으로 온, 오래 앉기는 잘해도 실력은 쥐뿔도 없는 개발자라고 생각한다. 

 

정보처리기사가 있기는 하지만, 솔직히 누가 정보처리기사를 "실무"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는 자격증이라고 생각하겠나...ㅋㅋㅋ

 

늘 새로운 걸 공부하는 게 좋다고 이것저것 올리기는 하는데, 사실 기본적인 네트워크와 시스템에 대한 지식은 컴공 출신의 개발자들보다야 훨씬 떨어진다.

 

근데, 이번 실기를 준비하면서 내게 부족했던 그런 지식들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는 것 같아 진짜 즐겁게 공부했다.

 

특히 이런 지식들이 모두 "정보 보안"이라는 목표로 합쳐지니까 생각보다 이해도 잘 되고 쉽게 잊히지도 않았다.

 

그렇게 안 외워지던 OSI 계층별 네트워크 장비라던지, 라우팅 프로토콜, 패킷 헤더 구성 등의 내용들이 "암기"되는 게 아니라 "이해"가 된다는 게... 내겐 진짜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, 그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정말 만족스러운 공부를 했다고 말할 수 있다.


 물론 이게 "너 그래서 이 내용들 실무에서 쓸 거야?"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"음..." 이겠지만, 적어도 이번 기회에 보안 측면에서 VMWare하나 받아놓고 여러 취약점들을 막아보는 실습을 오롯이 "혼자" 해볼 수 있는 기반을 튼튼히 다졌다고 생각을 한다.

 

그리고 물론, 합격이 한 2억 배는 더 기분 좋긴 할 거 같다...ㅋㅋㅋㅋ 제발 살려주세요... 또 하기 싫어요..


응시 인증!

 

 

한 마디 더 붙이자면... 자격증이 필요할지 안 할지 고민하신다면, 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.

 

한 입만 먹어보세요. 맛있어요. 아주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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