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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리가 우리 집에 온 지 12일째 되는 날 아침이다.
사실 누리가 집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내가 집에 오면 조금 반기고 돌아다니다가 다시 자는 게 전부라서 딱히 올릴 사진을 많이 찍은 건 아닌데, 오늘은 이런저런 누리의 몰랐던 모습이 몇 가지 보여서 거기에 대하여 이야기해볼까 한다.
1. 뒤적뒤적
뭉치가 아주 오래 우리집에서 있어서 아예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, 누리 이 녀석... 쓰레기통을 뒤지는 버릇이 있는 거 같다.
주말에 혼자 집에서 갈비를 한 3줄 구워 먹고는, 그 뼈다귀를 키친타월에 싸서 쓰레기통에 버려놨었다. 다 먹고 거실에 있는데, 뭔가 자꾸 주방에서 뒤적뒤적 이상한 소리가 났다.
설마... 이러고 갔는데, 이미 쓰레기통 주변은 초토화... 뼈다귀에는 다행히 꽁꽁 싸매져 있어서 입을 가져다 대지는 못하셨지만, 진짜 철렁했다..ㅋㅋㅋ
이 녀석... 나이 먹었다고 아주 막 나가는구만...
2. 멍!
나는 지금까지 누리가 짖지 못하는 줄 알았다.
나이가 나이기도 하고, 무슨 와서 킹! 소리 한 번을 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디가 불편해서 소리를 못 내시는 줄 알았는데, 동생과 내가 각자 일이 있어서 집을 몇 시간 정도 비운 날이었다.
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데, 그때부터 거실에서 아주 얇은 멍멍 소리가 들렸다!
아마 누리가 아직은 우리 집에 혼자 있는 게 조금 힘들었나 보다. 나를 보더니 갑자기 뛰어 달려와서 계~~ 속 낑낑거리면서 도대체 어디 갔었냐고 잔소리를 막~ 하시는데... ㅋㅋ 그날 누리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.
너... 말할 줄 아는구나..?
3. 이미 예약된 배변 좌석입니다.
하루 3번 산책이... 이렇게 힘든 거였나...?
요즘 좀 바쁘기도 했고, 평일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질 않아서 하루 3번 산책을 이번 주는 거의 못했다.
그래도 이제는 집에서 작은 거, 큰 거 전부 해결하시는 거 같아서 마음 놓고 있는데, 한 가지 문제는 배변 스폿이 너무 랜덤이었다.
진짜 어디에 어떻게 해결을 하신 지 몰라서 맨날 찾아다녔는데, 어느 순간부터 도대체 어디서 볼 일을 보시는지 누리의 흔적이 안보였다.
...? 다시 실외배변 메타인가? 하고 나가봐도, 오줌을 얼마 싸질 않으신다!
분명 어디다 해결을 하셨는데... 하고 찾아보니까.
!!!! 아니... 누리 씨....ㅋㅋㅋㅋ
싱크대 발판에 누런 얼룩이 몇 개가...ㅋㅋㅋㅋㅋ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.
(어쩐지.... 나는 쓰레기통 냄새인 줄 알았지...)
보니까 한 두 번이 아니다.
발판을 빨고 거기에 대신 배변 패트를 놨는데, 드디어!!! 패드에 적중시키셨다!
거의 열흘 만에... 배변 스폿을 예약하셨다... 허허...
거기, 내 자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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